아침에 운동화 정리하다가 한참을 멍때렸어. 발 뒤꿈치 다 닳고 끈도 늘어진 4년 된 운동화를 버리려고 했는데… 손에 들자마자 못 버리겠더라. 이거 신고 처음 여행 갔던 기억도 나고, 비 맞으면서 뛰어다녔던 생각도 나고. 사람 참 이상해. 분명 새 운동화도 있는데 자꾸 이 낡은 걸 신게 되는 거 있지? 결국 다시 신발장에 넣었어. 버리면 뭔가 인생의 한 조각을 잃는 것 같달까. 그러고 나서 편의점 가는데 어떤 아저씨가 똑같이 낡은 운동화 신고 계시더라. 눈이 마주쳐서 웃었는데, 왠지 통하는 게 있었어. 오늘도 버리지 못한 물건들 사이에서 살아가는 중. 이러다 나중에 집에 물건만 가득할 것 같다는 걱정도 들고…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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